적멸보궁
상원사 계곡에서
침향 홍주를 마신다
노을빛 술 속에 결가부좌한 천년 향나무
계곡 물소리 거세질수록
침향은 물소리 따라 퍼져나간다
술을 거듭할수록
홍주의 깊은 바닥에 가라앉은
침향의 육괴,
온 몸으로 독주를 받아들이며
기울어진 병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다
가부좌 고쳐 앉아 면벽 중
홍주는 침향의 향기에 취하고
침향은 홍주에 취해
술병 속에
천년 향기 솔솔 피어오른다
마음이 다스려지도록
눈 감고 들어앉은
투명 술병이 적멸보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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