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분천동 본가입납

(Ⅰ분천동 본가입납) 적멸보궁

분천 2012. 7. 24. 12:20

적멸보궁

 

 

 

상원사 계곡에서

침향 홍주를 마신다

노을빛 술 속에 결가부좌한 천년 향나무

계곡 물소리 거세질수록

침향은 물소리 따라 퍼져나간다

술을 거듭할수록

홍주의 깊은 바닥에 가라앉은

침향의 육괴,

온 몸으로 독주를 받아들이며

기울어진 병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다

가부좌 고쳐 앉아 면벽 중

홍주는 침향의 향기에 취하고

침향은 홍주에 취해

술병 속에

천년 향기 솔솔 피어오른다

마음이 다스려지도록

눈 감고 들어앉은

투명 술병이 적멸보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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