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리 섭리 해와 달이 사이좋게 다니다가 어느 날은 반쪽이 되고 어느 날은 얼굴을 감춘다 또 어느 날은 눈부시게 환하다 팽팽한 고무줄,놓아서도 안 되고 더욱 당길 수도 없는 이치가 하늘에도 있다 문학나무 2025년 봄호 이명 詩 2025.02.28
가는 길 가는 길 세상은 왜 이리도 험한지 희미한 불빛 아래한 잔 술을 마시며 파도를 넘는다 폭염에는 사막을 가는 낙타처럼 혹한이라도 설원을 건너는 순록처럼 가야만 하리 한 잔의 술을 마시면 나는 불콰해지고그곳이 어디든 너는 으레 말을 걸어온다 어둠이 내리면 내리는 대로반딧불이가 길 밝히고낮에도 달맞이꽃 피는 그곳으로 거침없이 가야만 하리 한 잔 술을 마시며네가 나에게 일러주는 말 술잔 속에는 틀림없이 네가 있다 문학나무 2025년 봄호 이명 詩 2025.02.28
개 개 / 이명 주인은 나를 차에 태우고 먼 길을 와 산기슭에 두고 갔다 몇 번을 짖으며 쫓아갔지만 끝까지 따라가지 않았다 나는 주인을 알고 있다 주인의 사랑을 기억하고 있다 더 크게 무위자연이 되라는 주인의 마음이 읽히기 때문이다 산은 높았고 나는 산을 지키기로 했다 시와 소금 2025년 봄호 이명 詩 2025.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