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꾸미 성좌
주꾸미들이
육지에 올라와 다리를 마음껏 뻗어 올리고 있다
월곶포구 어물전에서 별 밭을 이루고 있다
다리를 폈다 오므렸다 별들이 명멸한다
별 하나를 들어 보았다
크고 작은 빨판들이 촘촘하다
들숨과 날숨이 몸속을 채웠다 비웠다 한다
불룩한 몸속 가득 들어있는 바다
다리에 힘을 주니 중심에서 물이 솟구친다
손가락 끝에 매달려서도 신이 난 듯 물을 뿜어댄다
무척 별이 되고 싶었나보다
여기저기서 손을 번쩍번쩍 든다
하늘 길이 험했는지
곁에서 가만히 숨죽이고 있는 별 하나 손으로 툭 치니
옆 수조 속으로 떨어진다. 별똥별도 있다.
동경 126.6도 북위 37.3도 하늘에서
번쩍 손을 든 별 하나 갯펄로 데리고 나갔다
고향 바다가 하얗게 소리 지르며 달려온다.
진흙 개펄에서 미처 오르지 못한 손들이
팔을 뻗어 머리를 내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