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분천동 본가입납

(Ⅳ 추사, 불이선란) 주꾸미 성좌

분천 2012. 7. 23. 21:44

주꾸미 성좌

 

 

 

주꾸미들이

육지에 올라와 다리를 마음껏 뻗어 올리고 있다

월곶포구 어물전에서 별 밭을 이루고 있다

다리를 폈다 오므렸다 별들이 명멸한다

 

 

별 하나를 들어 보았다

크고 작은 빨판들이 촘촘하다

들숨과 날숨이 몸속을 채웠다 비웠다 한다

불룩한 몸속 가득 들어있는 바다

다리에 힘을 주니 중심에서 물이 솟구친다

손가락 끝에 매달려서도 신이 난 듯 물을 뿜어댄다

무척 별이 되고 싶었나보다

여기저기서 손을 번쩍번쩍 든다

하늘 길이 험했는지

곁에서 가만히 숨죽이고 있는 별 하나 손으로 툭 치니

옆 수조 속으로 떨어진다. 별똥별도 있다.

 

 

동경 126.6도 북위 37.3도 하늘에서

번쩍 손을 든 별 하나 갯펄로 데리고 나갔다

고향 바다가 하얗게 소리 지르며 달려온다.

 

 

진흙 개펄에서 미처 오르지 못한 손들이

팔을 뻗어 머리를 내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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