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휘발성 메모리, 휘발되다
노트북 컴퓨터가 발열한다
백신 프로그램을 돌려 보니 바이러스가 침입하였다
전문의에게 들이미니
꽃들이 쏟아져 나온다 꽃병 바이러스다
안을 들여다보니 꽃들이 만발하다
들국화 코스모스 나팔꽃에
흑장미 백장미, 양귀비도 보인다
여기까지 파고든 거리의 꽃들에
녀석이 숨을 헐떡이고 있었구나
러시아꽃 15불 헝가리꽃 20불 인디아꽃 22불
외래종까지 피어 있다
저 꽃을
구스타프 쿠르베는 세상의 기원이라 했으니
이 녀석도 종의 번식을 위해
여기저기 힘을 쓰다 이 지경이 되었으리
독한 침 한 방에 메모리는 깨끗이 지워졌다
내 문서는 복원되지 않았다
더욱 난감한 것은 무엇을 저장했는지
본래의 내 기억조차 기억해 낼 수 없다는 것
머릿속이 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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