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분천동 본가입납

적멸보궁 놀이터

분천 2012. 7. 24. 11:17

적멸보궁 놀이터

 

 

 

하루살이들이 극성을 부린다

불당에 앉아 있어도 떼로 달려든다

하루살이 따라

아이가 토막난 대지팡이를 휘둘러보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아미타불 콧등을 마음대로 오르내리고

석가모니 머리 위에서 짝짓기 하던 놈들이다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수미단 붉은 방석 위를 희희낙락 날고 있다

이곳저곳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물속이든지

불속이든지

술잔속이든지 마구 뛰어든다

열광하고 있다

 

아예, 문이란 문은 모두 활짝 열어 두고

아이와 함께 밖으로 나온다

 

이승의 마지막 밤을 지켜 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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