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앵무새 학당

나는 도가를 꿈꾸지 않았다

분천 2013. 9. 27. 18:18

나는 도가를 꿈꾸지 않았다

 

 

 

분청사기빛 청량계곡에서

유유자적하던 은어를 만났다

 

열자매운탕집

팔딱거리던 은어에서는 수박 냄새가 났다

후식으로 나온

잘게 썬 수박에서는 은어 향기가 풍기지 않았다

 

삶은 삶이었고

죽음은 죽음인 계곡으로 해는 넘어가고

수박 물든 하늘에서 은어향이 은은하게 풍겨왔다

 

내가 노을이라면 노을이고

수박이라면 수박이고

은어라면 은어인

 

뜬구름은 바라는 것을 모르고

인위적으로 하지 않으나 하지 않음이 없다는

열자 집에서

향기에 취해 나는 잠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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