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에 바다
바다는 하얀 마스크 나는 검정 마스크
나는 숲속에 있고 바다는 하늘을 떠 다녀요
우리는 수평선에서 만나지만
안타까워요 서로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이
나무와 바다 사이 바람이 있고 바다와 나 사이 벽이 생겼어요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바다는 무지개 마스크 나는 무명 마스크
털어내야 하는 그 무엇이 있어 바다는 도시로 떠나고
나는 바다의 발자국 소리에 귀를 기울여요
층층나무는 바다를 품고 창공을 향해 날개를 펼쳐요
모르는 사이처럼
파도는 도시에서 방파제를 넘고 나는 창을 닫아요
잃어버린 바다
사랑만이 남아 허공이 불타고 있어요
누가 불 질렀다고 해야 하나요
바다는 구름 마스크 나는 허공 마스크
모두가 슬픔을 이야기 하면 누가 기쁨을 말해요
모두 우울하다고 말을 하면 누가 즐거움에 대해 말하나요
모두 얼굴을 찡그리면 누가 웃음을 짓나요
바다는 돌아오지 않을 거예요
누구의 잘못인가요
포스트 코로나(한국시인협회) 2021년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