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천동 속으로
바라보면 그 아름다움은 신선과 같았으니 아, 선생은 이미 강호의 진락을 얻었다*는 말 실감하겠네
늙은 부모 수연壽宴을 위해 강변 솔숲에 커다란 그늘막 두 개 치고 정자 언덕 위에도 상을 차리고 악사들을 부르고 조각배 두 대나 강물에 띄운 것을 보면
중양절을 맞아 국화주를 마시고 남해南陔와 백화白華를 번갈아 연주하여 흥취를 돋우고 또 웃음을 위해 몰래 작은 배에 기녀를 태워 장구 치고 피리 불며 멀리 강 가운데로 노 저어 가게 하였다**고 그날 모습 상세하게 전해주네
영지산 아래 부내마을 집들이 보이고 안개가 흐르고 한쪽 구석에 바리바리 짐을 싣고 온 말도 보이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여인들도 있네 종택도 보이네
눈높이를 맞춰야 잘 보이는 분천헌연도, 산중이 환하네
* 농암聾巖 이현보가 지은 어부가 발문에서 퇴계 이황이 생전의 농암을 표현한 말
** 농암선생속집에 수록된 박상의 서문, 경상도 관찰사 김희수가 주관한 농암 이현보의 부모 수연 잔치 풍경
문학 사학 철학 2021년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