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 詩

고려엉겅퀴

분천 2023. 9. 25. 09:34

고려엉겅퀴

 

 

 

산기슭에

잘라도 잘라내도 다시 자라는

 

눈부신 초록

 

땅속에 웅크리고 있다가

뿌리를 타고 올라오는 억센 항거

 

내가 감당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여러 개의

톱니 같은 창을 몸에 지니고

바람이 불 때마다 막무가내 휘둘러 대는

 

꽃은 핏빛이다

 

허공으로 날아가는

이제는 솜털 같은 아우성 소리

 

눈 감으니 들린다

 

 

월간 모던포엠 2023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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