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詩 마을

하늘 클라우드cloud 1 하늘 클라우드에서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 골콘다를 내려받는다 2 비오는 날 외로운 여자들은 모두 골콘다로 가야 한다 가서 빗속을 걸어야 한다 골콘다 회색빛 건물 사이로 남자 비가 쏟아진다 검은 코트를 입고 중절모를 쓴 신사들이 종류별로 내려온다 3 잿빛 하늘 ..

신 모나리자 세월이 흐르자 모나리자의 눈꺼풀이 쳐졌다 얼굴에는 거뭇거뭇 점들이 생겨났다 다빈치의 노트북에는 구면球面에 비친 상을 평면平面에 옮기면 같은 길이의 대상이라도 각도에 따라 각각 다른 길이로 투사된다는데 눈꺼풀이 쳐지는 바람에 그녀의 소실축도 아래로 내려왔..

작금의 사랑 1 주무르면 열이 나는 찜질팩이 고장 났다 물렁물렁한 젤 속, 열을 일으키는 동그란 열판 두 개를 붙여놓고 아무리 똑딱거려보아도 발열되지 않는다 내용연수가 한참 남아 있는데 내 손가락만 화끈거린다 감감 무소식이다 2 안마의자가 탈이 났다 온몸에 열기를 전해주던 푹..

점 P를 잡아라 화장실 바닥이 공간 좌표다 대각선으로 깔려 있는 무광택 타일 엷은 갈색 바탕에 흰 섬유소 무늬, 조직 세포 같다 종유석 같은 동맥이 모세 혈관들과 엉켜 말단 신경세포까지 뻗고 한 쪽에는 검은 웅덩이가 파인 곳으로 희끗희끗한 점액도 보인다 발바닥에서 흘러나온 진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