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룡선생지구
영등포 역 앞 보도, 누군가 쓰러져 있다
부음을 받고 제일 먼저 달려 온
루드베키아 그늘 속 개미들
상여를 둘러맨 개미들이
노제를 지내듯 역사 앞을 지나
느리게 느리게 왔던 길을 되짚어 돌아가는데
그곳이
룸비니든
보드가야든
쿠시나가르든
그가 타지 못한 열차는 이미 떠나가고
운구 된 그의 몸에
루드베키아 꽃잎 몇 장, 장삼처럼 덮여 있다
처 사 토 공 휘 룡 선 생 지 구
處 士 土 公 諱 龍 先 生 之 柩
그늘을 비집고
햇살이 느릿느릿 조문하러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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