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분천동 본가입납

토룡선생지구

분천 2012. 7. 23. 22:01

토룡선생지구

 

 

 

영등포 역 앞 보도, 누군가 쓰러져 있다

 

부음을 받고 제일 먼저 달려 온

루드베키아 그늘 속 개미들

 

상여를 둘러맨 개미들이

노제를 지내듯 역사 앞을 지나

느리게 느리게 왔던 길을 되짚어 돌아가는데

 

그곳이

룸비니든

보드가야든

쿠시나가르든

그가 타지 못한 열차는 이미 떠나가고

 

운구 된 그의 몸에

루드베키아 꽃잎 몇 장, 장삼처럼 덮여 있다

 

처 사 토 공 휘 룡 선 생 지 구

處 士 土 公 諱 龍 先 生 之 柩

 

그늘을 비집고

햇살이 느릿느릿 조문하러 들어온다

'시집 분천동 본가입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낙산의 날마다 좋은 날  (0) 2012.07.23
천사와의 이별  (0) 2012.07.23
풀꽃 집  (0) 2012.07.23
하늘부동산  (0) 2012.07.23
무지개 산  (0) 2012.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