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의 날마다 좋은 날
낙산 아래 하늘이 있다 2가 19번지 하늘닷컴
아날로그 주소와 디지털 주소를 들고
하늘을 찾아가는 길이다 문패를 확인한다
하늘이 통화중이다
하늘이 부르면 남산이 달려온다
새들이 날아와 노래 부르고
바람도 달려와 엉덩이를 흔든다
호랑나비가 하늘 이슬 마시러 머리를 치켜든다
그 모습이 우스워 꽃다지 풀도 싱긋 웃는다
라일락 꽃잎 타고 놀던 버러지들이 춤을 춘다
쾌지나칭칭 한바탕 어우러지면
빙그레 웃던 민들레 홀씨 하늘을 난다
마주앉아 주거니 받거니 대작을 한다
해 질 무렵
삿갓이 먼저 취해 멍석 깔고 구름 위에 눕는다
홍주를 마신 날은 더욱 붉다
하늘이 빙긋 웃으며 별을 부른다
내가 아무리 문자를 보내도 하늘은 끄떡하지 않는다
취한 구름만 벌겋게 산 위에 널브러져 손짓한다
오늘 하루도 잘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