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부동산
허공 속에도 들어 있는 것이 있다
쉴 새 없이 떠도는 바람,
바람의 안식처
하늘부동산 엄여사는 허공을 잘라 판다
요령을 흔들면 허공이 달려온다
허공에도 거처가 필요할 것 같아
수미산행 지하철 종점 1번 출구에 있는
하늘부동산에 들어선다
수능엄경과 나경패철 놓인 탁자 뒤로
커다란 하늘지도가 걸려 있다
금싸라기의 땅, 허공
그를 찾아 떠도는 고단한 무숙자들이
오늘도 수미산 하늘을 헤매고 있을 것만 같다
잘라놓은 허공 내실에서 야생풀 향이 난다
아직은 야생화 우거진 잡초더미지만
밤마다 북두칠성 끝별 하나
가만히 윙크하며 내려올 것 같은 작은 공간
키 큰 소나무에 무지개를 걸치고
그 위로 도솔천 하늘을 덮어본다
무지개는 덤이라는 귀띔에 덜렁, 한 필지 맡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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