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내마을 쇠박새
아카시아꽃 잔치, 고봉밥이 즐비하다
아지매밥좀줘 쯤으로 들리는
쇠박새 소리가 쉼 없이 숲속에서 들려온다
실로 꿰맨 바가지를 겨드랑이에 끼고
끼니때마다 찾아오던 이십대 여자
등에 업힌 아기 양볼에 묻어있던 아카시아꽃잎 같은
눈꽃이 떨어진다
그 때, 밥 때가 지나도 오지 않던 그 여자를 기다리며
때마다 부뚜막에 퍼 놓은 고봉밥 한 그릇
야가아무래도무슨일이있제
밥알은 자꾸 떨어지고 떨어져서 쌓여도
어린 쇠박새 한 마리 부지런히 꽃잎을 물어 나른다
고봉밥 한 그릇 앞에 두고 어린 새 홀로 지지거린다
어무이밥많이잡수이소잡수이소
돌아올 수 없는 것들은 불룩하게 쌓여,
쌓여서 떨어질 뿐이다
'시집 분천동 본가입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헛제사밥 (0) | 2012.07.24 |
---|---|
애일당 산조 (0) | 2012.07.24 |
색즉시공, 공즉시색 (0) | 2012.07.24 |
아궁이 앞에서 (0) | 2012.07.24 |
푸른 접속 (0) | 2012.07.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