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앵무새 학당

수목원 두꺼비

분천 2013. 9. 27. 18:27

수목원 두꺼비

 

 

 

남산 수목원 작은 연못

수련 잎 위에

두꺼비 한 마리 정좌를 하고 있다

물방울을 안고 앉은 모습이

남방계 부처님 같다

 

물방울을 통하여 세상을 본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인 세상이 거꾸로이다

갈대도 부들도 거꾸로 세워 놓은

수막에 감도는 팽팽한 긴장

 

물방울의 영혼은

잎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표면장력 같은 내 고집도

동그마니 바위에 웅크린 채

 

물방울 속 세상 바로 보기 위해

두꺼비 앞에서 물구나무를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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