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앵무새 학당

詩人의 말

분천 2013. 9. 27. 18:31

 

詩人의 말

 

 

 

바다가 생활의 일부였던 때가 있었다

내 가슴 깊은 곳에 출렁이고 있는 유년의 바다, 활화산 같은 그 바다에 다시 서고 싶다

 

퍼내어도 퍼내어도 마르지 않는 샘, 그 깊이를 모르겠다

캄캄 어둠의 늪을 헤매며 다닌다

 

나를 찾아 나선 길

길인 곳에 길은 없었다

길이 아닌 곳에 길이 있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 길이 있었고

길은 이미 길이 아니었다

 

모른다는 것이 일상이 되고 있는 요즈음 그러나 시의 바다에 푹 빠졌다

 

시를 쓰는 일이 즐겁다

늦게나마 업 하나 얻은 것에 감사한다

 

 

2013년 계사년 입춘

이명(李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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