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찬가지
캄캄한 밤 기사문 선장들은 신이다
별의 이름을 갖는다
가깝고 먼 바다에 별 하나씩 띄워두고
통발을 걷고 그물을 걷는다
수면은 경계가 되고
경계 위로 별빛 따라 줄줄이 올라오는 몸들
제석천의 그물에 걸려 우리는 경계를 넘어서고
보이는 그물이나 보이지 않는 그물이나
희미한 별빛 아래 펼쳐져 있다는 것은 마찬가지
신들이 있고 반야용선이 있다는 것은 마찬가지
기사문 부두는 수미산이 되고
깍두기 머리를 한 신이나
파마머리를 한 여신이나
한 섹터를 관장하기는 마찬가지
길영호 덕성호 동방호 동일호 성동호 청복호 희영호
운명을 다한 영혼들을 안내한다
모든 길은 하늘로 열려
밤하늘의 별이나 바다의 별이나
멀고 그립고 아름답고 아득하기는 마찬가지
별밤을 기다린다
현대시학 2019년 5-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