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길 길 위의 길 데스크승인 2012.01.26 09:35:44 이명 | 시인 인사동 거리를 지나다 부처를 만났다. 체감온도 영하 20도라는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부처는 손수레에 실려 나와 길거리 시멘트 바닥에 옹기종기 앉아 있었다. 미륵불, 약사불, 아미타불, 비로자나불, 석가모니불이 한꺼번에 나와 .. 칼럼 2012.01.30
삽살개의 눈동자 삽살개의 눈동자 데스크승인 2011.12.28 11:28:59 이명 | 시인 미시간 주 랜싱에 있을 때의 일입니다. 랜싱은 미시간 주의 주도입니다. 주도라 해도 미시간 주립대학을 중심으로 형성된 작은 시골 도시입니다. 내가 거주하고 있었던 동네는 니모키 트레일에 있는 아담한 아파트촌이었습.. 칼럼 2011.12.29
모래시계를 뒤집으며 모래시계를 뒤집으며 데스크승인 2011.11.13 23:20:45 이명 | 시인 찜질방 사우나에서 모래시계를 돌려 세운다. 모래가 호리병을 타고 흘러내린다. 나는 나무자세를 하고 버티고 서서 호리병 속을 주시한다. 유리관 속에서 실처럼 이어지는 모래의 행렬 한 쪽은 줄어들고 한 쪽은 쌓여.. 칼럼 2011.11.21
올 가을에는 붉게 물들고 싶다 올 가을에는 붉게 물들고 싶다 이명 | 시인 또 다시 가을이다. 곧 나무들은 옷을 갈아입을 것이다. 그리고 잎들은 서서히 떠날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곧 있을 작별이 서러운 듯 밤새 나뭇잎에도 이슬이 촉촉이 맺혀 있다. 큰 나무든 작은 나무든 새벽녘 잎에는 물기가 가득하다. 잎을 떠나보내며 나.. 칼럼 2011.10.20
원래는 적벽이 아니었을 것이다 원래는 적벽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명 | 시인 8월 초 주말, 시 축제 행사가 있어 1박2일로 금산 적벽 강과 칠백의총을 다녀왔다. 무더위가 한창이었다. 길가에는 배롱나무가 즐비하게 서 있었다. 붉은 꽃들이 한창이었다.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붉은 꽃들과 어우러져 쏟아져 내렸다. 콩밭이 즐비하고 고추.. 칼럼 2011.09.08
여의도에도 바다가 있다 여의도에도 바다가 있다 이명 | 시인 여의도동 33번지. 여의도에도 바다가 있다. 사시장철 파도가 그치지 않는 바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바다가 출렁거린다. 저 파도를 타고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파도가 산을 이루고 다시 무너져 계곡으로 곤두박질치는 스릴을 즐긴다. 그 높이가 높을수록 그 깊.. 칼럼 2011.07.27
한여름 밤의 기억 한여름 밤의 기억 이명 / 시인 대학 다닐 때의 일이다. 여름방학이 되면 친구들은 산이다 바다다 삼삼오오 캠핑을 떠나는 계획에 들떠 설쳐대던 시절. 나는 여름방학만 되면 책을 한 배낭 가득 짊어지고 백부님이 계시는 큰집으로 갔다. 거기는 조용하기도 해서 책 읽기와 내 뿌리를 엿볼 수 있는 일석.. 칼럼 2011.07.01
내 몸에는 바다색 피가 흐른다 내 몸에는 바다색 피가 흐른다 이명 / 시인 한 때 나는 낚시 광이었다. 남해를 누비며 어부처럼 돌아다녔다. 그러나 그 숱한 날들에도 수확은 별로 없었다. 돔을 잡으러 나선 길이었지만 그 흔한 감성돔 한 마리 낚아 올리지 못했다. 떠날 때는 마음이 한껏 부풀었지만 돌아올 땐 허전했다. 파도치고 안.. 칼럼 2011.05.31